원래 6학년은 종업식은 참석하지 않았다. 졸업식 준비하느라 바빴다. 그냥 벽에 후배들한테 편지만 붙였었는데 올해는 후배들에게 이별 인사를 직접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학교인데다가 남매맺기 하면서 정든 후배들한테 글만 주기에는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좋다고 했다. 무대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전담샘이 후배들의 편지와 작은 초코케잌 하나씩 주잔다. 첨엔 불도 켜서 남매교실로 불러서 놀래켜주고 같이 나눠 먹자는 거였는데 반마다 마무리하느라 시간도 없어서 종업식에 했다. 참 멋진 아이디어.
올해부터 방학식에 3-6학년이 합주 등 음악 전담시간에 한 것들로 작은음악회를 했는데 종업식도 그랬다.
5,4,3학년 순으로 발표했다. 리코더, 기악합주, 합창 등이었는데 참 잘한다. 무대가 익숙한 아이들. 3학년 꾸러기 3명이 흐물거리며 미역처럼 몸을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맞춰서 우리들의 배꼽을 잡았다. 동영상을 찍었어야하는건데.
그리고 교장샘 말씀, 그리고 교무샘이 동네 한 할머니의 칭찬의 말을 전해주셨다.
우리들이 독거노인분들을 찾아뵙고 마을회관에서 공연도 해줘서 고맙고, 특히 우리반 한 남자아이가 평소와 달리 할머님께 정말 살갑게 좋은 손주노릇을 해주셔서 칭찬하는데 부끄러워 마이크는 못 잡는다고 하셨다. 그늘로 가시라고 슬쩍슬쩍 할머니를 밀며 학교까지 온 일, 손그늘 만들어 준 일 등, 하나하나 말할 때마다 전교생이 박수쳐주고 오~~~ 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우리반 장난꾸러기가 아마 평생 있을까말까한 엄청난 존경과 박수를 받았다. 평생 못 잊을 거다.
그리고 6학년 순서. 무대 올라섰는데 14명이 무대를 꽉 채운다. 정말 덩치들이.. 참 많이 컸다. 그리고 연습 때와 달리 애정 넘치게 감사, 당부, 사과의 말들을 했다.
한 아이씩 말할 때마다 웃고 박수쳐주는 후배들. 정말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1학년들이 편지와 케잌을 전달했다. 쑥스러워하는 귀여운 1학년과 놀라고 행복해하는 6학년. 참 아름다운 장면이어서 뭉클했다. 역시 이런 행복한 일들은 비밀스럽게 이뤄져야 제 맛. 이런 생각을 내준 전담샘께 정말 고맙다.
그리고 가시는 세 선생님을 위한 깜짝 마당.
교무, 전담, 5학년샘. 세 선생님의 이별인사.
울 학교가 제일 행복했다, 떠나려니 눈물이 난다, 내가 너네보다 오래 있었는데 드디어 간다 등등. 그리고 우리가 비밀리에 준비한 아이들 편지를 모아 드렸다.
캬~~~~ 정말 멋지다. 우리학교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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