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58

20231211 적정규모학교 육성 회의... 그리고 닭.

우리 학교는 초등인데 3학급이다. 그래서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아이 안 낳고 싶은 나라라면 10년 안에 문 닫겠다. 그런데 게다가 적정규모학교 육성. 한마디로 통폐합. 헌법에 명시된 교육권은... 최대한 돈을 아껴서... 학교가 멀리 있더라도... 뭐 그런 게 내포되어 있는 것인가. 어느 지역이라도 학교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지역이 죽지 않는다. 학교가 없으면 학교를 보내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으므로 젊은 부부들이 들어가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 게 아닌가. 그냥 다 대도시에 살라는 건가.... "아이 몇 명에 돈 드는 거 싫으니까 잔뜩 데리고 꽉찬 교실에서 28명씩 가르쳐!" 이런 건가. 28명... 집에서 한 둘 키우는 것도 힘들면서... 게다가 요즘 아이들을... 교사들끼리 하는 말...

학교이야기 2023.12.11

2023.6.22(목) 참새 구해준 날

용감한 친구들 – 나무 자꾸 참새들이 닭밥을 먹는다. 향나무에 잔뜩 앉아서 놀다가, 배고프면 닭장에 와르르 몰려 들어가 닭들이 남긴 쌀을 먹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닭장으로 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호로로로 소리를 내며 다시 향나무 위로 올라간다. 물론, 당황해서 문을 못 찾고 빙빙 도는 아이들이 있다. 어리거나 어리석거나 한 아이들이겠지.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그러고 보니 닭밥을 먹는 참새들이 이 제목의 주인공들 같네. 그걸 쓰려고 한 게 아닌데. 음.. 이 제목의 주인공은 바로 00이랑 @@이다. 둘은 실로폰 연습 중이었고, 나는 참새들을 소리로 쫓아보겠다며 도자기 장식품을 닭장에 달려고 소리로 쫓아보려고 했다. 내가 가는 도중 참새 몇 마리가 또 도망나왔다. 그런데 벽에..

학교이야기 2023.06.22

2023.6.14(수) 천연염색(쑥, 애기똥풀)

학교에 일찍 가서 미리 뽑아둔 애기똥풀을 한시간 반 끓였다. 소금을 넣고 했는데 백반물은 따로 준비하는 거라고 하셨다. 쑥도 끓였다. 김장 담글 때 쓰는 큰 그릇들이 많이 필요했는데 샘이 다 가져오셨다. 아이들 각자 큰 손수건 하고, 4,5마 정도 되는 천은 그늘막을 만든다고 하신다. 먼저 빨아온 천을 조금 뜨거운 풀물에 담가 100번 조물조물한다. 꽉 짜고 백반 물에 조물조물 100번. 그리고 깨끗한 물에서 충분히 헹구고 다시 처음으로. 이 과정을 9번 하면 좋다는데 우리는 3번 했다. 하는 동안 물이 식으면 다시 물을 데워서 했다.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는데 꽤 힘들다. 큰 천은 샘들이 해서 짜고 옮기는 것도 무거웠다. 에고 허리야... 맨발 맨손. 다 하고 나니 손이 조금 노랬다. 이런 번거로운 작..

학교이야기 2023.06.18

2023.6.15(목) 양평곤충박물관, 수반쭈꾸미, 군립미술관

3,4학년 현장체험학습. 아이들 3명과 교직원 3명. 개인이라 단체예약을 안 하고 갔더니 다음엔 예약하란다. 동선이 어쩐다나... 잘 이해는 안 갔지만 그런다고 했다. 음... 해설사를 두 분 배치하려는 건가... 장수풍뎅이 영상은 여전히 재밌었다. 아이들도 아주 잘 본다. 수컷들이 먹이나 암컷을 놓고 싸우는데 나무에서 싸우면 한 마리는 휙 날아가버린다. 아이들은 재밌어하는데... 난 치열함을 느낀다. 그 날아간 아이는 다치지 않길 바라고. 영상을 보고 나왔는데 해설사 분이 해설 요청하겠냐고 하셔서 그런다고 했다. 사실 기대를 크게 안 했다. 그런데 이번엔 대만족. 이렇게 설명도 잘 하시고 아이들에게 질문도 하시면서, 칭찬도 해주시면서 수업을 잘 해주실 줄 . 아이들이 중간중간하는 자기 이야기도 잘 들어..

학교이야기 2023.06.18

6.9(금) 탁자 만들기, 1학년 100일 기념 잔치, 실로폰, 리코더

나무집에 탁자를 만들자고 했다. 나무를 재활용하느라 드릴을 반대로 해서 못을 빼고 그 못을 재활용했다. 나무도 찾아오고 길이를 재고 톱질을 했다. 두 아이가 만드니 모든 걸 자기들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렇게 직접 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 다리 네 개를 달고 서로 이었는데 흔들거리는 걸 1학년샘이 알려줬다. 그래서 보강을 했다. 그럴싸하다. 과학샘이 주신 사포로 사포질을 하는데 1학년들이 언니가 못 하게 하니 아주 하고 싶어 난리가 났다. 안된다고 안된다고 한다. 그러니 더 난리가 났다. 3학년 여자 아이가 아주 고수다. 결국 1학년이 아주 열심히 사포질을 하게 됐다. ㅋㅋㅋ 톰소여의 모험인가? 거기서 톰이 그랬던 거 같은데... ㅎㅎㅎㅎㅎ 이제 상판에 그림 그리고 비닐만 씌우면 끝! 투..

학교이야기 2023.06.10

6.8(목) 선배님 면담, 오디, 딸기, 양말목 공예, 용문 더샌디 김밥

2블럭 우리반 아이 아버님이 학교 졸업한 선배님이어서 모셨다. 부녀가 같은 학교 졸업생이라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다. 일주일 전 아이들과 질문지를 만들어 보냈고, 아버님께서 바쁜 부추농사 중에도 와주셨다. 그런데 아버님이 인터뷰 진행을 정말 잘 하신다. 청중을 들었다 놨다 하신다. 이래서 딸 아이의 말솜씨가 좋았나보다. 아버님은 73년생. 80년에 1학년이셨다. 고학년 때 학교 뒤뜰에 직접 계곡에서 돌을 옮겨 연못을 만들었던 이야기, 소풍은 동네 약수터에 제일 많이 갔고, 6학년만 버스 대절해서 학부모님과 다같이 용문사로 가셨단다. 4학년 때 싸리빗자루를 다같이 만들어 5개씩 묶어 들고 1호선을 생긴지 얼마 안됐을 때 전철을 탄 적이 있으시단다. 부평의 자매결연 맺은 학교에 버스타고 기차타고 전철타고 가..

학교이야기 2023.06.10

6.7(수) 환삼덩굴 기피제, 유채잎 덮기, 유일한, 땅과 놀기.

아침에 가보니 병아리가 많이 컸다. 한달이 되니 청소년이 됐다. 날개가 다 어른 깃털이 됐고, 키도 15센티는 된 거 같다. 검정이는 수컷인 게 확실하다. 회색이는 암컷이면 좋겠다. 병아리 두 마리를 엄마 둘이서 돌보니 잘 살고 있다. 가끔 고양이가 다니는데 걱정이 없다. 어른 닭들도 있으니... 그런데 어른 암탉 한 마리가 안 보인지 2주는 된 거 같다. 여전히 여행중이리라...ㅜㅜ 오늘 생태수업시간. 1학년은 지난 주에 만든 환삼덩굴발효액을 기피제로 뿌리게 했다. 정말 기피할 거 같다. 우선 사람은 안 간다. 손에 묻었다는 샘이 몇 번이나 씻어도 안 지워진다. 처음엔 맡을 만한데 깊이 숨을 들이쉬면 음... 토할 거 같다. 모든 동물이 싫어할 거 같다. 환삼덩굴 발효액은 밀폐할 수 있통에 환삼덩굴 줄..

학교이야기 2023.06.07

5.4(목) 00 재밌는한마당 (어린이날 맞이 체육대회)

2주 전 금요일 다모임 때 운동회 이름과 하고 싶은 놀이를 정했다. 아이들이 말한 20여가지의 운동을 장애물 달리기에 다 넣어 윗몸일으키기, 물풍선 빼고는 다 넣었다. 14종목의 놀이를 9-12시까지 했다. 교사는 쉴 시간이 없어 눈치보며 쉬었고, 못 쉰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틈틈이 물 마시고 과자 먹으면서도 내내 움직였다. 14종목 하고 나면 아이들이 지쳐서 급식 먹으며 조는 게 내 상상이었는데... 나만 그랬다. 아이들의 체력을... 못 이긴지 몇 년 째... 체력 말고 다른 걸로 승부해야 한다. 첫 마당은 경쟁심 돋기 쉬운 달리기 마당. 마지막에 하면 너무 영향이 오래가니까 앞에 하자고 했다. 다른 학교에서 항상 계주가 마무리였다. 그래서 영웅이 탄생하거나 손가락질 받는 아이가 나..

학교이야기 2023.05.07

4.26(수) 새피리 만들기, 횡성 공부, 씨 뿌리기

1블럭에 비가 오다 그쳤다. 그리고 너무 추웠다. 그래서 생태텃밭 샘이 저학년은 쑥개떡, 고학년은 새피리를 만들게 했다. 항상 이야기와 노래와 율동으로 시작한다. 40분은 그렇게 쓰신다. 그리고 새피리 수업. 바이스? 핸드드릴로 만든다. 앗. 사진 찍을 걸... 톱질할 때 바이스에 나무를 고정하고 자르면 나무가 안 움직인다. 사선으로도 수평으로도 자르는 법 알려주셨다. 핸드드릴... 쪽동백나무를 자르고 구멍을 1센티 정도 돌려서 파면 된다. 거기에 고리가 있는 나사?를 넣고 돌리면서 빼다 보면 나무와 나사 사이에서 마찰로 삐빅 삐이~ 하는 새소리가 난다. 진짜 새소리 같다. 둘씩 팀을 정해서 바이스 고정하고 나무 끼우는 법 익히고 톱질하고 나무 잡아주고 열심이다. 나도 너무 재밌었다. 쑥떡 만들어줄 1학..

학교이야기 2023.04.26

4.25(화) 장애이해교육, 글소식지

2블럭 장애이해교육. 특수반샘이 수업해주셨다. 다름과 틀림의 이야기. 아이들 수준에서 잔뜩 질문하시면서 생각의 길을 만드신다. 공감하게 하면서... 그리고 속삭이듯 말하신다. 아... 이렇게 작게 수업해도 되는 구나. 더 잘 듣는다. 나도... 그래야지. 그리고... 감정이입 되어서 반말하며 큰 소리 치는 남자아이에게 조근조근 말하신다. 그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 기분이 어떨까? 오~~ 내공이!! 배워야겠다~~~~!!!! 그리고 장애 극복해서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 치는 사람, 발가락으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사례를 얘기해주셨다. 비장애인의 배려와 연구가 모두가 살기 좋게 한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아이들 눈빛이 반짝였다. 또, 점자에 대해 알려주셨다. 진짜 어렵겠다. 손끝이 엄청 예민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학교이야기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