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20210318 (목) 수학, 영어, 스마트폰과의존예방교육, 교사회의

홍풀 2021. 3. 18. 18:23

오늘 아침엔 미세먼지가 보통이었다. 8:50에 운동장 두 바퀴 뛰고 오자고 하니 마구 달려 나간다. 체력이 좋다. 00이는 미적대다가 나갔으나 가뿐히 뛰고 온다.  현관에서 샘들이 나뭇가지에 낫질을 하신다. 6샘이 흰앵두나무 삽목을 하신단다. 오~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식목일에 같이 심을 수 있게 얼른 뿌리가 나오면 좋겠다. 나뭇가지를 비스듬하게 자르고 자른 면이 위로 하게 해야 물을 받아 뿌리가 잘 내린단다. 오~ 고급 정보다.

 

아, 아침에 도담반샘께서 글소식지를 하냐하면서 ##이 글 없어서 서운하셨단다. 부모님은 더 하실 거란다. 음... 그럴 수도 있지만 이해가 안되었다. 못 쓰는데... 수업을 같이 안 하는데 어떻게 하실 거지? 그래서 글 써서 보내주실 거란다. 그러면서 날이랑 공책을 다시 달란다. 음... 내가 너무 못한다고 배제시켰나...  아직 잘 이해가 안 간다.

 

1교시 수학. 아이들이 수학을 곧잘 하는 편이다. 모르는 것도 잘 물으러 온다. 다행이다. 제때 숙제 안 하고 제때 안 풀고 미적거려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4학년은 한 명이고 잘 해서 척척이다. 별로 손이 안 간다. 매일 공부해랑 공책에 수학 문제 만들어 풀기를 해서 안심이 되는 중이다만... 정말 실력이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 1단원 평가가 기다려진다.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

 

2교시 영어. 아이들이 전담실로 가고, 나는 00이 엄마께 전화했다. 어제 이야기를 이것 저것했다. 아이가 이제 거짓말 하는 능력이 생겼네요. 라고 하신다. 참 긍정적이시다. 능력이라니... 사회성이긴 하지만 긍정적 사회성은 아닌 거 같다. 그래도 더 검사하시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아이들 생각은 안 하시는 거 같다. 더 세게 말하려다 참았다. 오죽 힘드실까. 원래 힘들면 나만 볼 수 밖에 없지. 사람인데...

 

2교시 영어가 끝나고, 아이들이 쉬는 시간 10분이나 뺏겼다며 온다. @@이가 개구리알 보러 가잔다. 숙제 안한 !!이만 빼고 가려는데 00이도 안 가고 나무집을 한단다. 그래.  네 쉬는 시간이니까.

건널목 거의 다 갔는데 숙제를 급하게 한 !!이가 마구마구 달려 온다. ^^ 그렇게 개구리알 보는 게 좋은가보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차를 안전하게 건너고, 마구 뛰었다. 아이들과 나의 대결. 아이들은 대각선으로 밭길을 달려 나보다 빨리 간다. 대단한 체력이다. 나도 얼른 체력을 기를 거다.

비가 온 후 웅덩이가 맑다. 해캄도 걷어서 그런가? 이제 개구리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하루만 들렸다. 하루 와서 알 낳고 간 건가? 알 한덩어리는 다 부화했다. 땅 근처에 바글바글하다. 정말 작은 올챙이. 아이들이 물과 함께 뜬다. 한 아이는 두 손가락으로만 집으려고 해서 얼른 알려줬다. 안 다치게 해야 한다고. 

그리고 내가 며칠 전에 모든 생명과 인간이 다 얘기할 수 있었다고 하며 이야기를 지어내 해줬더니 !!이가 자꾸 나무랑 얘기해서 나에게 들려 준다. 아이들 찌를 거 같은 가지를 꺾고 있었더니

나무샘, 나무가 팔 아프다고 그만 꺾으래요.

그런데 아이들 다칠 거 같은데 어떡하지. 미안하긴해.

하고 마저 꺾었다. 어쨌어야 할까?

 

귀엽다.

 

2블럭...  게임과 만화책 때문에 00이의 말이 거친가 싶어서 스마트폰 과의존예방교육을 했다.  세바시 347회가 짱이다.

작년과 같은 종이를 주고 하라고 했는데 3학년인데도 잘 한다. 아이들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효과가 더 좋다. 어릴 때 배우는 게 이래서 중요하다. 스마트폰, 티비, 게임을 줄이겠단다. 5원짜리 인생과 65원짜리 인생은 정말 큰 차이지.  나눗셈할 때 써 먹어야지.  자료 올려놔야지.

아이들이 이렇게 금방 나랑 친해지다니. 5명이어서 그런 것 같다. 작은 학교 매력적이다.

 

작년 아이에게 전화가 왔는데 여자 아이들이 다 모여있나보다. 새 샘과 내가 당연히 다른데 아이들이 비교하고 싫어한다. 장점이 하나도 없단다. 음... 긍정이 되라고 했다. 장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다고. 좋게 보고 좋은 것만 쏙쏙 배우라고 했다. 나를 그리워해주는 건 좋은데... 비교해서 싫어하지 않음 좋겠다. 아무 도움도 안 된다. 1년 후에 보자고 했다. 여자 아이들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어 참 활기찬 느낌이다.  귀요미들...

 

3:30에 교사회의를 했다. 학교안내판 만들기, 농사계획하기 등등... 학교가 작으니 무학년제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 다모임과 교사회의가 잘 되어가고 있는 거 같다.

다녀와서 아이들 칠판에 아무 말 없어서 내가 두 개 써 놨다. 다른 아이들도 쓰겠지?

 

오늘 00이가 화 안내고 지나가서 평화로웠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