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4.11(화) 세월호 참사 기억공감교육, 마을책 공부

홍풀 2023. 4. 11. 21:33

  오늘 비도 오고 낮도 밤같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지금 보니 강릉에 불이 나서 한 분이 돌아가셨다. 봄마다 불이 난다. 다들 많이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봄엔...     

모두 다시 힘 내시고 나라에서 얼른 복구해드리길..

소방관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비님, 더 일찍 오시지... 그래도 와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금요일 다모임 때 세월호 현수막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공문으로 온 4.16민주시민교육원 자료를 열었다. 활동 2개와 영상안내가 있었다. 애니메이션... 잘 만들었다. 3학년 아이들도 잘 봤다. '세월호 참사 이야기'. 그 때 고2였던 누나가 동생과 여행 가서 설명하고 한 아저씨가 누나를 도와 설명해준다. 

 

먼저 세월호 이야기... 기억과 공감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2014.4.16 지금 3학년이 태어난 해이다. 작년에 배웠겠지만 4.16이 뭐냐고 며칠 전부터 물었는데 안 가르쳐줬다. 광복절인가? 오... 광복절이란 말을 아는 것도 대단하지. 허허

 

 칠판에 날짜를 쓰고 4.16 세월호 참사 라고 쓰자 안단다.

- 그런데 왜 맨날 하던 글소식지도 안 하고 이 이야기를 할까?

--알아둬야 하니까?

- 왜 알아야 할까?

-- 알아야 그런 일이 안 생기니까.

- 오~ 맞아. 역사니까.

-- 아, 맞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그래. 기억해야지 거기서 배울 수 있지.

 

그렇게 해서 그 날 내가 겪은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에서 배가 침몰할리가. 그리고 사람을 다 못 구할리가.

전원 구조? 그럼 그렇지. 하고 맘을 놓았던 일. 그러나... 안 구하려는 느낌. 뭔가 감추는 느낌. 구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느낌... 을 받았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이게 나란가? 이민 가고 싶었으나... 능력이 없으니 나라를 고쳐야겠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했고.  저항정신도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요즘 잊었었네.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했는데... 갈등을 피하고... 그냥 참아 넘기고... 내가 좀 손해보고... 

다시 정신차려야겠다. )

 

기억도 그냥 하면 안된다. 사실을 잘 파악해야 한다. 여러 언론을 보고 진실을 파악해야 한다. 

거기에서 멈추면 안된다. 역사는 지식을 얻은 다음 공감해야 한다. 그 때 그 상황에 있던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그래야... 진정 위로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계속 당사자들의 입장이 되어보게 했다. 

 공감한 후엔 뭘 해야 할까? 말도 하고, 글도 쓰고, 카톡도 하고.ㅋㅋ 그래. 영화도 노래도 만들고, 그렇게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지.

 

- 샘은 리본을 달고 다녀. 왜 그러게?

- 기억하라고? 

- 맞아. 또 있어. 누가 봤으면 좋겠어서 그래. 누가 보면 제일 좋아할까?

- 가족이요! 

- 맞아. 세월호 유가족들이 보면 어떨까?

- 우리 아이의 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힘이 날 거 같아요. 위로가 돼요.

- 맞았어! 그랬으면 좋겠어. 

-  우리는 세월호 팝업카드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자. 

 

 그리고 민주사회교육원 영상을 봤다. 잘 듣더니 영상이 전에 봤던 거란다. 그래도 아주 잘 본다. 

그리고 노래 영상을 틀었다.

'별이 된 아이들에게 부르는 엄마 아빠의 노래- 너를 보내고'

한분 한분 떨리는 목소리로 한 소절씩 부르시고 후반부에 부모님들이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짧게 이야기 하신다.

울컥. 

눈물이 났다.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 가족 사진.... 아... 가족은 어떻게 버티며 사실까... 한 번 만져보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노래가 다 끝나고  우리반 남자 아이가 그런다.

- 아, 울 뻔 했어. 엄마 아빠들이 말할 때.

-- 울고 싶으면 울지 왜 참았어. 누구나 슬프면 우는 거야.(나도 안 울려고 했네;;;)

- 원래 잘 안우는데. 슬픈 거 봐도.

-- 오늘 00이가 공감이 잘 됐구나? 공감을 잘 해야 좋은 사람이 되지.

--- 아, 나도 눈물 날 뻔 했는데. 

-- 그랬어? 너도 오늘 공감 잘 했구나? 좋은 사람 되겠네. ^^

 

오늘 공부 소감 글로 써 보자. 편지도 좋고, 일기도 좋고.

오늘은... 아이들이 다 한 쪽씩 글을 쓴다. 화가 나서 욕 쓰고 싶다고 한다. 그러더니 쑥덕쑥덕 하더니 '욕욕욕욕','XXXXXXX'  이렇게 썼다. 진짜 기발하다. 봐줬다. 

할머니도 오늘은 3줄 넘게 쓰셨다. 다들 강렬하게 배우고 공감했나보다. 

너무 고맙다. 학생들이 잘 배워줘서.  그리고... 영상의 힘은 정말 크다. 

 

급식을 먹고

팝업카드를 만들었다. 한 줄 쓰기 하는데 처음으로 여러 줄 쓰려고 애쓴다. 웬일이냐... 역시... 오늘 제대로 배웠구나.

남자 아이가 글상자가 너무 작았나보다. 하나 쓰고, 생각하고 또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쓰더니 여자 아이 것이 더 맘에 들었는지 똑같이 썼다. 그래.. 모방하면서 배우는 거지. 한 줄 쓰고 얼른 끝내던 네가 웬일이니... 고맙다. 

 '하늘 나라에서도 행복하시고 아픈 기억 잊으세요.' 

처음으로 존대말을 제대로 썼다.  역시... 공부는 실생활에서 배우는 게 최고!

 

 

마을책 공부. 한 할아버지 인터뷰 글을 읽는데 아이들이 집중이 잘 안된다. 내가 번역?을 더 잘 했어야 한다. 말씀하신 걸 녹음해서 풀었더니 말이 너무 어렵단다. 아고...  그래도 어르신들이 학교 만들고 지키려고 노력한 이야기가 잘 담겨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다시 복습해야지. 우리가 어떤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 잘 알게 해줘야겠다. 마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감사 편지도 써야겠다. 오~ 좋은 생각 하나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