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소식지 소감은 남자 아이 한 명과만 수업했다. 그래서 중간 중간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누고 그 아이의 글에 집중하게 됐다. 마음일기를 쓰면서 상황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상대를 이해하거나 고마움을 찾는데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이가 그걸 잘 하고 있다. 가볍게 장난도 치지만 깊이 생각하고 쓰는 문장이 늘었다. 놀라워서 많이 칭찬해줬다. 한 아이에 집중하니까 이런 성장이 보인다.
2블럭 수학시간. 칠교 두 번째 시간. 이번엔 도움반 친구도 같이 했다. 퍼즐이라고 하니 저번처럼 칠교 조각끼리 붙이지 않았다. 내가 3개를 맞춰 놓으니 나머지를 이리저리 자리 잡는다. 오~~ 역시. 퍼즐천재~~ 사과를 완성하고 예시작품처럼 사과 바구니를 그려보자고 했는데 도와 달란다. 검정으로 테두리 그려주고 색칠하라고 했다. 오~ 제법 안 삐져나가고 잘 칠한다. 그러더니 사과를 색칠한 빨간 색연필로 무지개 라며 윗부분에 둥글게 그린다. 오~ 나머지 색을 외우진 못했지만 알려주자 한 줄씩 둥그렇게 그려서 완성했다. 아이들은 무지개를 참 좋아하는데... 이 친구도 그렇네. 왜 그럴까? 날짜 이름까지 쓰고 게시판에 붙여줬다. 오~~~ 칠교 작품도 할 줄 알고. 요즘 자라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세계집 모형 만들기를 했다. 얇은 우드락에 있는 걸 번호대로 뜯어서 조립하면 된다. 주먹만하게 하는 거니 완성 단계에서 좀 까다롭다. 도움반 친구가 3개나 혼자 했다. 설명서 없이. 3학년 남자 아이가 자기도 해보고 싶단다. 그래. 이것도 수학이지. 쉽지 않아도 끝까지 해 보는 거야. 처음엔 다 어려워. 엄청 쉬울 것 같단다. 도움반 형아가 하니 쉬워보였나보다.
역시나... 처음인데다가 손끝이 아직 야물지 못해서 내가 마무리했다. 다신 안 할 것 같다. 그래도 도전한 게 어디냐... 이런 만들기 많이 하게 해야겠다.
수업이 끝났다. 나무들이 신경쓰였다. 쟤네들 자리 잡기 전에 얼른 옮겨줘야겠다 싶어서... 마스크 쓰고, 모자 쓰고 나갔다. 누구의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 도움반 샘이 도움반 친구와 물도 떠 주시고 삽질도 도와주셨다. 감사하다. 5개 정도 옮겼다. 에잇. 진짜. 처음부터 신중하게 심어야 한다. 생명인데... 길게 내다보고 심어야지. 앗. 간격 안 물어본 내 잘못도 있다. 그래. 뭐든 알고 덤비자! 아니면 몸이 고생한다. 몸이 고생하면 운동도 되고 좋기도 하네? ㅎㅎ 그래. 뭔들... 안 좋은 건 없다. 내일은 샤스타데이지, 인진쑥 심어야지~ 글 쓰니까 기분 좋다. 헛수고 한 거 같지 않다. 좋은 공부 했다. 근육도 만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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