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가 안 오는 날이다. 뭔가 허전하다.
아이들이 넘 일찍 온다. 9시에 오면 좋겠다. 이제 안 놀아주고 자기들끼리 놀았으면 좋겠다.
00이가 아침에 죄지은 얼굴로 들어 온다. 숙제를 또 안 했나... 싶었는데 선생님한테 예의없게 굴어서 죄송하단다. 나한테 예의없게 군 거라... 딱히 그런 건 없는데... 그나저나 누나한테 사과시키는 걸 잊었다. 이런..
9:00 운동장 2바퀴 돌고 오라고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살찌고 키가 작아지고 있단다. 운동을 너무 안 해서.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뇌로 하면 성적도 쑥쑥 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스뵈이다에서. 그래서 달리기도 시키고 콩주머니 놀이도 시켰다. 소근육 쓰는 게 잘 안 되는 거 같아서.
아침시 외우고, 아름다운 생각과 말과 행동하도록 다짐 제대로 하자고 했다.
이런 감사나누기를 깜박했네.
1블럭 15분 동안 그림책 하나 골라오는 거다. 몇 권 읽어보고 맘에 드는 걸 친구들에게 읽어주고 이야기 나누고 글 쓰는 것. 10분 만에 아이들이 다 돌아왔다.
내가 먼저 안도현의 불교동화2에 있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토끼'를 읽어 주었다. 뭔가 딴짓하는 듯 보이지만 적재적소에 반응을 하는 걸 보니 잘 듣는다. 소감을 간단히 돌아가며 말하고, 등장인물에게 편지 쓰기를 했다. 길어야 3줄이다... 마무리가 아쉽다. 더 생각해 들어가는 게 부족해서 질문을 하고 보충하도록 했다.
00이의 책 '돌려줘요, 스마트폰'
산타가 아이들의 소원대로 다 스마트폰을 사줬더니 아이들이 중독됐다. 그래서 산타가 어느날 다 빼앗아 오고 아이들이 구름 위에 연을 타고 가서 산타를 만나기도 전에 연날리기에 빠져 뭘 하려는지 잊어버린다. ^^ 놀이를 되찾은 아이들. 참 기발하고 재밌다. 중간에 아이들도 '스마트폰이 무섭네. 중독이네, 중독' 그러면서 듣는다. 스마트폰 안 사주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00이. 20살 되면 사는 게 어떠냐니까 그건 너무 심하단다. ㅎ
각자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산타에게 편지를 쓰자고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경고도 안 하고 몽땅 가져가는 건 너무 했다며 경고를 주거나, 아이들에게 꿈에 나타나서 스마트폰에 중독된 후의 미래를 보여주거나,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직접 보여주잔다. 우와~
이런 상상력이라니. 깜짝 놀랐다. 되게 순종적이기만 한 아이들인 줄 알았는데 자기 생각들을 오롯이 가지고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남은 칸에 편지 내용과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게 했다. 00이가 알록달록 타임머신을 잘 그렸길래
"잘 그렸네. 알록달록~"했더니
"그렇죠? 저 천재죠?"한다.
"아니, 열심히 자세히 그렸네."했다.
천재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다니... 얀테의 법칙을 알려줘야겠다.
2블럭. 1년살이 계획 실천하기(책 300권 읽기 도전표 만들기, 요리 정하기, 나무집 모형 만들어보기)
4절지 3장을 주고 100칸씩 만드는 법을 같이 고민했다. 가로로 놓고 4칸씩 25줄 만들면 된다. 세로줄은 접어서 나누고, 가로줄은 36나누기 25했더니 1.44가 나온다. 점 하나씩만 찍고 형태그리기 하듯 가로줄 긋기를 하라고 했다. 역시... 잘 안되지. ㅎㅎㅎㅎ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래도 뭐 어떠냐. 00이는 번호만 써 넣게 했다. 색만 고르고. 숫자 쓰는 순서가 엉망이다. 비효율적이네. 다른 아이들도 조금씩 도와줬고, 아이들은 잘 해냈다. 뒷정리까지 척척!
요리를 정했다. 간단한 요리를 매 달 할 거다. 3월엔 쑥요리다. 냉이도 어디서 캐보고 싶은데... 어디서 캐나.
나무집 모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텐트 모양이 많다. 00이는 돌벽을 쌓고 지붕을 나무로 하자고 했다. 너무 무거워서 안 될 거 같다고 했는데, 친구랑 둘이 들어보더니 안되겠단다. ㅎㅎㅎ 다행이다. ^^ 그나저나 정말 어떻게 지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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