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3.7(화) 영어, 나는 황금알을 낳을 거야, 마을산책

홍풀 2023. 3. 7. 17:01

 오늘 첫 영어시간이었다. 할머니들 소감 좀 들어볼 걸...  원어민샘이 한 분은 가만히 계시고 한 분은 잘 하신다고 하셨다. 다음 주에는 꼭 여쭤봐야지.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랑 뭘 한다고 바쁘다. 

 

 2블럭 우리반 첫 수업이니까 명상을 하고 아침시를 읽어드렸다. 명상을 하고 나서 감사나누기를 하는데 한 할머니께서 머리 위해 시냇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면서 소녀처럼 좋아하셨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어서 너무 좋으시단다. 나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하고 좋았다. 할머니 마음이 나에게 전달된 거 같다. 아침마다 하고 싶다. 

 

 2블럭엔 온작품읽기를 했다. '나는 황금알을 낳을 거야.'  치매할머니는 아예 이야기를 안 들으신다. 책이 있어야 듣지 그러신다. 귀가 어두우신 건 아니신데...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한 할머니는 아주아주 재밌어 하신다. 순간순간 반응을 잘 해주셔서 읽는 재미가 난다. 중간에 옆집에 사는 의리있는 닭 이야기도 해주셨다. 아이들이 우리학교 수탉도 의리 있다고 한다. 닭들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참 의리가 있다고 하신다. 눈이 반짝이며 두 손을 가슴에 모으시면서 이야기 하시는 모습이 참 예쁘시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누고, 꼬마닭이 사람으로 치면 어떤 사람일까요? 라고 하는데 그 할머니께서 다른 사람하고 나누는 사람이라고 하신다. 좋은 일있거나 맛있는 거 있을 때 잘 나누어 먹는 사람일 거란다. 왜냐고 하자 부연 설명만 하셔서 어디에서 그런 게 느껴졌냐고 다시 묻자, 혼자 나가도 되는데 구멍을 크게 뚫어서 다른 닭들도 나가게 해서 그렇다고 하셨다. 와....  드디어 질문을 잘 듣고 정확한 답을 하셨다!!

 그러니 다른 아이들도 감을 잡고 이야기 한다. 끈기 있는 사람, 엉뚱한 사람... 결국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 알아냈다.

 불행하게 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하자 농장주인이라고 하고 돈을 좋아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돈을 좋아하는 건 문제가 아니고 돈만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 안 하는 게 문제라고 같이 이야기 나눴다. 한 아이가 자기도 돈이 좋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고 했다. 내가 일한만큼 다른 사람에게 피해 안 주고 벌면 좋은 거라고 했다.

 갑자기 등장인물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자~ 꼬마닭을 모시고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요?' 하자 남자 아이가 닭처럼 나와서 앉는다. 정말 귀엽다. 그러더니 다른 아이의 질문에 흥분하며 과장되게 화내고 소리지른다. 그러다가 한 할머니에게 혼났다. 서로의 질문을 바로잡고 다시 이야기 하게 하자 정신을 차렸다.

 꼬마닭에게 '넌 건강해서 맛있을 것 같아. 내가 치킨으로 먹어도 될까?' 라는 질문에 다시 꼬마닭이 화를 내며 펄펄 뛰었다. 말이 안되는 말들을 하며 협박도 한다. 정말 죽기 싫었나보다. 결국 그래 연못에 오리 먹을게. 아니 그냥 치킨집에서 시켜 먹을게. 하고 끝났다. 아... 어쩌냐... 너무 맛있을 것 같긴 하고 죽이긴 싫고... 그냥 우리 닭들을 적게 먹어달라고 했다.

 

3블럭은 마을 공부시간. 아침부터 산책~ 산책~ 노래를 불렀다. 그래 마을책 조금 보고 관찰하러 가자!

선배들이 21년에 만든 고송마을책을 조금 봤다. 고송의 사계절, 고송의 나물, 고송의 꽃을 읽고 꽃 피었나 보러가자. 오늘 경칩이니까 산에 개구리 소리 들리나 보러 가자고 했다. 

 그런데... 매년 있던 올챙이 알이 없다. 도롱뇽 알도 없다. 꽃도 아직이다. 다음 주엔 있으려나... 웅덩이엔 물거미?와 꿀벌 몇 마리만 있었다. 응달 논엔 아직 얼음이 두꺼워서 얼음에서 놀았고, 장만대 아래 도롱뇽알 나오는 곳에 갔는데 거기도 없어서 그냥 나무타기 하고 왔다. 여자아이가 먼저 올라가고, 남자아이 둘이 따라 올라갔다. 아이들이 다 씩씩하다. 

 

여자 아이의 시 - 산책가는데 올라가기 좋은 나무를 봤다. 올라가보니 이만한 나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