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3.28(화) 첫째할머니, 글소식지, 체험학습 사전학습, 틀밭

홍풀 2023. 3. 28. 17:38

첫째할머니 치매가 많이 심해지셨다. 올적 갈적 길을 잃으실 수도 있고, 수업도 아예 안 하셔서 전문적 프로그램을 권해드렸다. 그리고 하루 안 나오셨는데... 어제 오셨다. 면제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주간보호센터도 안 가신다고 하셨단다. 뭐... 3년째이니 습관처럼 다니실 수 있다고 판단하셨겠지. 아이들에게 특별히 피해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잘해드려야겠다.  다른 할머니와 이야기 나눴는데 불편하시지 않으시단다.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르는데 잘 해드려야 한단다. 그냥 말을 길게 하시는 게 힘들 때가 있으시단다. 내가 잘 하면 된다. 그래... 학교 좋아하시니 다행이지. 그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2블럭 글소식지 시간. 할머니들은 아직 잘 못 읽으셔서 다같이 읽어드렸다. 두번씩. 말을 잘 하는데 글은 어려운 거다. 맞다.  평생 그런 머리를 안 쓰셨으니 신경세포가 연결되는데 오래 걸리시는 것 같다. 그래도 전보단 잘 읽으신다. 아이들 글에 소감을 쓰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달리기 시합하는 게 재밌으시단다. 그리고 아이들이 대견하시단다. 우리 반 아이들이 많이의젓해졌다고 하신다. 하나를 콕 집어 자세히 쓰는 연습이 필요하시겠다. 아이들은 잘 한다. 어른들은 숲을 보실 줄 아시는 거 같다. 항상 아이들을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 나도 칭찬을 자주 해야겠다. 

  남자 아이가 여자아이의 글을 칭찬했다. 여운형님께 편지를 강제로 쓰고 있다고 솔직히 말한 게 너무 좋았나보다. ^^ 강제로 쓰게 해서 참 미안한데... 편지는 일상에서 많이 쓰이니까 연습 많이 시키고 싶다. 그래야 ... 말하듯이 솔직한 글도 나오고. 이렇게 말이다. 

 시간이 남아서  어제 답사 다녀온 몽양어록길 사진을 보며 여운형의 글을 읽어주었다. 일제시대 역사공부도 하고 할머니들의 분연한 마음도 보게 되고... 역사 공부 제대로 했다. 영어도 공부했다. 연합군에게 How do you do?, Thank you, 마지막으로는 Good Bye~라고 해야 한단다. 그런데... 아직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제대로 독립하고 모든 나라가 서로를 침범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면 좋겠다. 이녀석들아!!!!!

 

 3블럭엔 두물머리에서 보고온 새들 공부를 했다. 물닭,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가마우지. 아이들이 옆에 복사된 저어새도 궁금해했다. 가마우지는 참 불쌍해한다. 저어새 보러 가자고 하기도 한다. 물닭은 처음 들어본단다. 그러게.. 나도 양평와서 처음 알았지. 두물머리에 가서 새도 한참 보고 있을 것 같다. 사전답사 하길 잘 했다. 

 

 틀밭을 만들었다. 피죽으로...  고학년 아이들이 이제 일머리 척척이다. 너무 멋있다. 다 만들고 회의하고... 뉴진스 노래 들으며 글소식지도 쓰고... 이 글도 쓰고 있다. 뉴진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