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4.4(화) 글소식지, 마을탐험

홍풀 2023. 4. 4. 22:38

2블럭은 글소식지 시간. 한 주 간 쓴 글을 모아 함께 읽으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 아이는 자기 글에 틀린 걸 미리 고쳐놓고 완벽하게 읽고 싶어서 남의 글을 안 듣는다. 음... 이를 어쩐다...  그리고 자기 글 얼른 읽고 싶어서인지 중간 중간 우리들이 나누는 대화에 관심이 하나도 없다. 음... 뭐지.. 이런 캐릭터 ... 낯설다.  한 번 주의를 줬다. 그랬더니 울컥한다. 모르는 척 했더니 울진 않았다. 내일 다시 물어봐야겠다. 잘 발표하고 싶은 마음... 나도 그런 적 예전에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틀리면 어때~~ 서로 고쳐가며 읽는 거지~~~~  왜이래 아마추어처럼~~ 누가 그렇게 완벽하래~~~  서로 고쳐주면서 더 나은 글을 만들어 가는 거잖아~~~ 하고 얘기해줘야겠다. 역시 글을 쓰면 뭔가 답이 생긴다.

 

 지금 떠오르는 이야기들은... 커피포트에 물 끓여 3분 국수 기다리는 마음과 먹으면서 쓴 글,  물 속에 머리 넣고 사냥하는 새 엉덩이도 사람처럼 하트 모양으로 그려서 매력적이었다는 글,  자기집 멍멍이는 귀엽긴 한데 맨날 밥타령이라는 글,,,,

 

 소감글 쓰는데 한 할머니는 열 살 아이가 국수도 끓일 줄 안다며 기특하다고 하셨고, 한 할머니는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에게 업어치기를 했는데 여자 아이가 재밌다고 또 해달라고 한 걸 보고 여자 아이가 더 세다며 재밌게 읽었다고 하셨다. 아이들은 그 상황을 자세히 쓰고 생각도 더 끌어내는데 할머니들은 시간이 촉박해서인지 한 줄로 요약하고 끝내셨다. 다음엔 글 쓰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

3블럭 마을공부. 21년에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책에서 오늘은 집에 대해 읽었다. 39년생 할머님 어릴 적에 이 마을엔 초가집 밖에 없었다는 것, 초가집은 새마을 운동 때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다는 것, 슬레이트는 발암물질인데 고기도 구워먹었다는 것, 초가집의 장점, 처마의 장점도 알았다. 그리고 떠난 탐험. 슬레이트로 된 흙집이 아직도 있었다. 다슬기는 낮에도 모래 위에 나와 있었다.  전에 탐험 때는 재해복구 공사한 계곡만 가서 다슬기가 다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 다행히 위쪽 냇물에 살아있다. 그 아이들이 다시 내려가서 살겠지. 파헤쳐진 다슬기들 불쌍하다. 

 매일 보며 지나던 것들이 알고 보면 새롭게 보인다. 그리고... 보이는 차마다 아이들과 같이 인사했더니 기분이 좋다. 어른들도 창문 내리고 인사 받아주시기도 하셨다. 

 진달래도 먹고, 제비꽃도 먹고... 목련이랑도 사진 찍고. 중국엄마를 둔 아이 덕분에 목련이 중국에서 왔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 목화씨처럼 들여온 건가... 확인해봐야겠다.

 

간만에 비가 오나보다. 내일도 모레도 푹 젖을 만큼 비가 오길 바란다. 다음 주엔 우리 농사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