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봄비가 어젯밤부터 종일 내렸다. 그래서 텃밭 수업을 할 수 없어서 화전과 산떡을 만들었다. 참꽃과 개꽃이야기를 듣고 먹을 수 있는 꽃을 알아보았다. 꽃잎이 다섯 개인 꽃,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꽃, 잎보다 먼저 피는 꽃. 와... 나 천재... 개나리는 못 먹는다. 잎보다 먼저 피지만 4갈래 꽃이다. 요즘 아이들과 제비꽃도 바로 따 먹고, 진달래도 바로 따 먹었다. 그러면서 궁금했던 걸 오늘 알게 됐다.
울금가루와 보리싹 가루로 색을 내서 익반죽을 하고 흰반죽, 노란 반죽, 풀색 반죽을 만들었다. 고학년은 화전을 부치고, 저학년은 산떡이라는 걸 만들었다. 처음 들었는데 검색도 잘 안된다. 산병의 비표준어라고 뜨는데 산병으로 치니 영 다른 모양이다. 팥앙금과 도장 같은 걸로 찍는 건데... 이건 은행알만한 삶아낸 떡알을 이쑤시개에 꽂아서 꿀 찍어 먹는 것이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예쁘고 달고 쫀득하고. 아이들이 그렇게 떡을 좋아할 줄 몰랐다. 코를 박고 먹어서 급식 못 먹을 걸 걱정했으나 다행히 급식이 짜장밥. 오히려 밥을 더 먹었다고 한다. 신기하다.... 맛있는 걸 보면 위가 늘어나나...
맛있게 잘 먹고 정리 덜 됐지만 바로 2블럭 시작. 텃밭샘이 씨앗 이름을 적으며 책을 같이 듣고 가셨다. 김만덕.
와... 진짜 멋진 상인. 좋은 상인은 좋은 물건을 적은 이윤을 붙여 많이 팔아서 사람들을 이롭게 한단다. 헐... 자본주의 세상에선 생각도 못 하는 일. 조선시대에도 그랬을 거다. 전재산을 다 털어서 500석을 사와 4년째 흉년이었던 제주사람들을 먹여살렸다. 비쩍 말라 굶어 죽어갔던 때... 그럼 부자가 나타나 살려줬다. 그래서 58세의 제주 여인은 처음으로 제주도 밖을 나가고, 처음으로 여자 양민이 임금(정조)를 만났고, 금강산 여행도 했다. 정조임금도 참 대단하다. 아무리 대단한 일을 했어도 여자에게 그 소원을 완벽히 들어주었다. 그 시절에. 나라가 못 한 일을 해줘서 고맙고 기특했나. 고깝게 여기지 않고 선행을 칭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조임금은 쫌생이 아니라는. 그리고 김만덕이 임금에게 바란 소원이 집이나 보석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것도 멋졌다. 아... 이 사람 사주 알고 싶다. ㅎ
글 읽는데 할머니들 추임새가 대단했다. 따라서 애들도.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냐, 그 시절 여성차별이 너무 심했다, 훼방꾼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고 난리였다. 아이들도 어떤 것이 지혜인지 바로 알아차린다. 나도 놀랐다. 여자가 장사를 잘 하는 게 아니꼬왔던 사람들이 훼방꾼을 보내 손님을 다 쫓았는데 그 사람들에게 큰 상을 차려주고 다 이해한다고 했다. 돈 버느라 마지못해 하는 일인 줄 안다고... 그냥 내 장사 도와달라고 하며 일자리를 제시했단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나같으면... 뒤에서 욕하며 장사 접었을 거 같다. 소소하게 입에 풀칠만하며 눈치 보고... 김만덕은 달랐다.
제주도 수학여행 갈 예정인데 화산 지형인 제주도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어 좋았다. 왜 곡식이 부족한지, 왜 말이 많은지 더 공부해야겠지만...
만덕이 여행다녀온 금강산도 사진으로라도 봐야겠다. 나도 못 본 것 같다.
나도 간만에 재밌게 읽었다. 좋은 책이다. 자본주의를 사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하다. 좀 전에 PD수첩 '은행의 배신' 1부를 들었는데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서민 등골빼먹는 상인들... 누구나 은행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모피아? 지들끼리 한국의 돈을 쥐락펴락... 김만덕 은행이 있으면 좋겠다. 서민을 위한 은행. 우뉴스 책도 읽어줘야겠다. 해결책이 다 있는데 그렇게도 못하고... 참... 내가 김만덕처럼 돈이 많으면 좋겠다. 저렴한 사채를 줄 수 있는데 말이다. 저렴한 사채~~~
돈이 많은데 그런 마음까지 갖추는 건... 진짜 위인전에나 나올 일일 거 같다. 김만덕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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