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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고 싶은 친구

오랜만에 한 친구랑 통화를 했다. 이 친구와는 정말 참다가 참다가 전화를 한다. 가족도 있고 동생도 많고 모임도 많아서 나까지 시간을 뺏으면 안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가하고 별일없이 지내는 내가 가끔 너무 힘들어서 속을 터놓고 싶거나, 너무 좋은 걸 배우면 감동을 전할 사람이 없어서 이 친구에게 전화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왜 이 친구에게 전화할까? 잘 들어줘서 그런가보다. 잘 들어주기만 해서도 안된다. 중간중간 추임새도 해야 하고 온전히 들으며 적절한 질문도 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 의견과 느낌도 표현하며 말하는 사람의 기분이 나아지게 해주는 사람이다. 가끔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해결의 실마리를 주기도 한다. 그래. 이 친구는 완벽하다.   이 친구는 참 잘 들어준다. 나를 참 좋게 봐주..

나의 이야기 2024.09.09

20231211 적정규모학교 육성 회의... 그리고 닭.

우리 학교는 초등인데 3학급이다. 그래서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아이 안 낳고 싶은 나라라면 10년 안에 문 닫겠다. 그런데 게다가 적정규모학교 육성. 한마디로 통폐합. 헌법에 명시된 교육권은... 최대한 돈을 아껴서... 학교가 멀리 있더라도... 뭐 그런 게 내포되어 있는 것인가. 어느 지역이라도 학교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지역이 죽지 않는다. 학교가 없으면 학교를 보내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으므로 젊은 부부들이 들어가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 게 아닌가. 그냥 다 대도시에 살라는 건가.... "아이 몇 명에 돈 드는 거 싫으니까 잔뜩 데리고 꽉찬 교실에서 28명씩 가르쳐!" 이런 건가. 28명... 집에서 한 둘 키우는 것도 힘들면서... 게다가 요즘 아이들을... 교사들끼리 하는 말...

학교이야기 2023.12.11

20230815 개학 전날 밤

덜 쉰 건가... 학교 가야 하는데 마음이 그저 그렇다. 우울하다는 말을 무력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요즘이라 그런가. ... 더 그래지는 거 같다. 뭘해도 기쁘지가 않네. 제주도 연수 때 태풍을 헤치는 기분은 좋았던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좋은 사람이랑 좋은 거 배워서 그런가? 불편한 상황을 뚫고 나다니는 게 좋았나? 내 삶이 너무 평온해서 생기는 건가? 그런가보다. 힘든 걸 하지 않으니 너무 평온하기 때문인가보다. 복에 겨웠다. 이러다 ... 말 하지 말아야지. 힘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복에 겨운 소리다. 나라 때문에 정신이 없다. 정신 못차리게 이상한 나라. 도망가고 싶은 나라.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교육노동자들이 죽어나가도... 그저 덮이고 책임지지 않고....

나의 이야기 2023.08.15

2023.6.22(목) 참새 구해준 날

용감한 친구들 – 나무 자꾸 참새들이 닭밥을 먹는다. 향나무에 잔뜩 앉아서 놀다가, 배고프면 닭장에 와르르 몰려 들어가 닭들이 남긴 쌀을 먹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닭장으로 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호로로로 소리를 내며 다시 향나무 위로 올라간다. 물론, 당황해서 문을 못 찾고 빙빙 도는 아이들이 있다. 어리거나 어리석거나 한 아이들이겠지.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그러고 보니 닭밥을 먹는 참새들이 이 제목의 주인공들 같네. 그걸 쓰려고 한 게 아닌데. 음.. 이 제목의 주인공은 바로 00이랑 @@이다. 둘은 실로폰 연습 중이었고, 나는 참새들을 소리로 쫓아보겠다며 도자기 장식품을 닭장에 달려고 소리로 쫓아보려고 했다. 내가 가는 도중 참새 몇 마리가 또 도망나왔다. 그런데 벽에..

학교이야기 2023.06.22

2023.6월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몇년 전부터 6월이면 읽어주는 책. 아이들이 엥? 엥? 엥??? 으아~!!! 하면서 듣는 책이다. 어떻게 이렇게 6.25를 바라보셨을까? 이걸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잘 연결해 놓으셨다. 우와... 이걸 1980년에 내놓으셨다니... 정말 목숨걸고 쓰셨다. 우린 아이들이 대통령에서 편지 쓰며 압색을 걱정하며 이름을 쓰지 말자고 할 정도인데... 역시 권정생샘이시다. 아이들이 오누이 이야기에서 안타까워서 어쩔 줄 모른다. 비난을 했다가 나중엔... 이해한다. 나도 그런 적 있다며...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혜롭게 선택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쟁이 너무 무섭단다. 처음엔 난 전쟁 시대에 안 태어나 다행이라고 하더니 '우리나라도 전쟁 또 할 수 있는데? 지금도 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