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5

3.6(월) 디자인, 수학, 급식

첫 디자인 수업. 디자인과 미술의 차이는 목적과 계획이 있냐의 차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발명품 외에 다 디자인에 속한다는 것도 알았고, 우리나라가 신호등이 앞에도 있어서 정지선을 안 지킨다는 것도 알았다. 치밀해야 한다. 디자인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불편한 걸 찾아 그림으로 나타내는 걸 잘 해서 깜짝 놀랐다. 9개월 쌍둥이 동생들을 위한 장난감을 리모컨으로 조정하고 싶다는 1학년 아이, 강아지에게 사료와 물을 주는 기계를 디자인 한 아이, 더운 물이 바로 나오는 수영장을 그린 아이. 한 할머니는 모르겠다고 안 하시고 두 할머니는 일할 때 쓰는 편한 의자를 그리셨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아이들 말도 잘 들어주시고 대답도 재치있게 바로바로 잘 해주신다. 다행이다. 첫 수학 시간. 세 자리수의 덧셈. 할머니..

학교이야기 2023.03.06

3.3(금) 첫 숙제장, 마음일기 연습

정토회 교사회에서 배운 마음일기. 잘 쓰고 있다. 동사섭에 다녀왔다는 샘의 아이디어도 더해져서 마무리 글쓰기가 꽤 어렵다. 처음엔. 보통 잘 쓸 때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오늘 처음 숙제장 쓰는 법을 배우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할머니들은 정말 느리고 하나하나 봐주지 않으면 대충이라도 무슨 글을 쓰는지 알아챌 수가 없다. 깜짝 놀랐다. 그렇지만... 괜찮다. 이런 건 하나도 안 힘들다. 당연한 교사의 일이고 조금씩 나아지니깐. 배배 꼬이고 삐뚤어진 힘든 아이는 없다. 나에게 감사한 걸 쓰는 칸이 있는데... 너무 생각을 오래 한다. 나한테 고맙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거다. 그렇구나... 그렇지. 10살은 그럴 수 있지.... 그런데 80살... 그럴 수 있지. 그런 기회를 갖기 어렵지. 하긴 나도 ..

학교이야기 2023.03.04

3.3(금) 첫 다모임

첫 다모임. 간만에 1학년이 있으니 귀욤귀욤하다. 사는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누는데 베트남 외가댁을 다녀온 1학년 아이, 1학년에 새로 온 여자 아이가 맘에 드는지 입학식 끝나고 엄마랑 그 아이 얘기를 했다며 눈을 들지 못하는 귀여운 1학년 남자 아이, 공부가 너무 싫다는 1학년 아이 이야기가 생각난다. 새로 온 샘들은 이제야 소개를 하고 작은 학교라서 형식적이지 않은 입학식, 모두가 참여하는 입학식을 보고 1년이 기대된다는 이야기들을 하셨다. 할머니들은 새로 온 샘들도 다 좋으셔서 맘이 편안하시단다. 새로 온 샘 중 한 분이 뒷산 산신령과 내기 장기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묘하다. 그래요, 들어드릴게요. 하는 ... ^^ 아이들에게 물어봐야지. ^^ 1학년들은 왠지 믿을 거 같다. 휴지를..

학교이야기 2023.03.03

2023.3.2 3월 시작. 작은 입학식, 할머니들과 첫 만남.

삼일절에도 여전히 업무카톡이 울렸다. 일부러 안 봤다. 어케든 되겠지. 입학식 뭐. 난 업무시간 외에 업무 얘기하는 게 싫다. 정 급하면 따로 전화하겠지. 나는 나대로 마음만 바빴다. 뭘해도 집중이 안 됐다. 3학년에 할머니들이 계신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할머니들끼리 갈등이 있다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공부도 안되고 집안일도 안되고 마음만 심란했다. 난 왜 아직도 새학년 맞이가 힘든가... 하면서. 3.2 아침 7시 알람이 울렸고... 잠시 생각하다가 미리 해야 할 일 때문에 학교에 일찍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간만에 챙겨입고 길을 나섰다. 학교 교실에 갔는데... 아뿔싸... 한 할머니가 일찍 와 계신다. 난 할 일이 있는데... 나만 보신다. 그냥 할머니 ..

학교이야기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