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58

4.5(수) 화전, 산떡 만들기, 온작품 '김만덕'(비룡소 새싹인물전)

오늘은 봄비가 어젯밤부터 종일 내렸다. 그래서 텃밭 수업을 할 수 없어서 화전과 산떡을 만들었다. 참꽃과 개꽃이야기를 듣고 먹을 수 있는 꽃을 알아보았다. 꽃잎이 다섯 개인 꽃,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꽃, 잎보다 먼저 피는 꽃. 와... 나 천재... 개나리는 못 먹는다. 잎보다 먼저 피지만 4갈래 꽃이다. 요즘 아이들과 제비꽃도 바로 따 먹고, 진달래도 바로 따 먹었다. 그러면서 궁금했던 걸 오늘 알게 됐다. 울금가루와 보리싹 가루로 색을 내서 익반죽을 하고 흰반죽, 노란 반죽, 풀색 반죽을 만들었다. 고학년은 화전을 부치고, 저학년은 산떡이라는 걸 만들었다. 처음 들었는데 검색도 잘 안된다. 산병의 비표준어라고 뜨는데 산병으로 치니 영 다른 모양이다. 팥앙금과 도장 같은 걸로 찍는 건데... 이건 은..

학교이야기 2023.04.05

4.4(화) 글소식지, 마을탐험

2블럭은 글소식지 시간. 한 주 간 쓴 글을 모아 함께 읽으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 아이는 자기 글에 틀린 걸 미리 고쳐놓고 완벽하게 읽고 싶어서 남의 글을 안 듣는다. 음... 이를 어쩐다... 그리고 자기 글 얼른 읽고 싶어서인지 중간 중간 우리들이 나누는 대화에 관심이 하나도 없다. 음... 뭐지.. 이런 캐릭터 ... 낯설다. 한 번 주의를 줬다. 그랬더니 울컥한다. 모르는 척 했더니 울진 않았다. 내일 다시 물어봐야겠다. 잘 발표하고 싶은 마음... 나도 그런 적 예전에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틀리면 어때~~ 서로 고쳐가며 읽는 거지~~~~ 왜이래 아마추어처럼~~ 누가 그렇게 완벽하래~~~ 서로 고쳐주면서 더 나은 글을 만들어 가는 거잖아~~~ 하고 얘기해줘야겠다. 역시 글을 쓰면..

학교이야기 2023.04.04

3.30(목) 두물머리, 점심, 빤나, 몽양여운형기념관, 전철

3,4학년 첫 현장체험학습 날. 할머니는 제일 건강하신 할머니 한 분만 가시고 아이들 3명과 교직원 3명이 갔다. 이러니 마음이 편할 수 밖에 없다. 전엔 늘 마음 졸이며 다녔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적인 건데... 다음에 다른 학교 가면 적응하기 힘들 것 같다. 학교버스를 타고 가는 길. 3학년 아이 두 명은 맨 뒤에 타고 계속 재잘재잘, 중간쯤 할머니, 그 앞에 특수샘과 특수반친구. 그리고 그 앞에 나. 높고 창 넓은 차를 타니 매일 다니는 길에서도 못 보던 걸 보게 된다. 봄도 더 잘 보이고, 새로 만들어지는 길이며 재해복구 공사 현장이며... 운전 안 하고 싶다. 계속. 도착해서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다가 포기하고 두물머리 다리 밑에다가 댔다. 큰차가 차댈 곳이 참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가자마자..

학교이야기 2023.04.01

3.29(수) 텃밭 수업, '장기려'(비룡소 새싹인물전)

1블럭. 텃밭 강사님이 오신다. 전학년이 모여서 노래와 무용으로 몸을 풀고 오늘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오늘은 나무. 이야기와 우리 활동이 잘 연결되진 않는다.. 별사과나무와 소원들어주는 새, 그리고 나무를 심은 사람.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고 오늘 우리 뭐 할 거 같냐고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가서 나무 심을 자리를 다같이 판다. 괭이, 호미까지 다 동원됐다. 돌이 나오면 형아들이 파주고 들어준다. 특수반 친구 둘은 평소대로 어슬렁... 거리다가 나랑 같이 모종과 딸기에게 물을 떠다 주었고, 땅도 골랐다. 땅을 파면서 나온 돌들을 모아서 물길에 흙이 덮이지 않게 깔았다. 금방 예뻐졌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뭘 해도 열심이다. 신기하다. 아이들이 많으면 농땡이 부리는 아이들도 있고 한데... 물..

학교이야기 2023.03.29

3.28(화) 첫째할머니, 글소식지, 체험학습 사전학습, 틀밭

첫째할머니 치매가 많이 심해지셨다. 올적 갈적 길을 잃으실 수도 있고, 수업도 아예 안 하셔서 전문적 프로그램을 권해드렸다. 그리고 하루 안 나오셨는데... 어제 오셨다. 면제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주간보호센터도 안 가신다고 하셨단다. 뭐... 3년째이니 습관처럼 다니실 수 있다고 판단하셨겠지. 아이들에게 특별히 피해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잘해드려야겠다. 다른 할머니와 이야기 나눴는데 불편하시지 않으시단다.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르는데 잘 해드려야 한단다. 그냥 말을 길게 하시는 게 힘들 때가 있으시단다. 내가 잘 하면 된다. 그래... 학교 좋아하시니 다행이지. 그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2블럭 글소식지 시간. 할머니들은 아직 잘 못 읽으셔서 다같이 읽어드렸다. 두번씩. 말..

학교이야기 2023.03.28

3.23(목) '몽양 여운형 이야기', 수학

오늘 1블럭 몽양여운형 이야기 책을 마무리 했다. 아이들이 왜 일찍 돌아가셨냐고, 오래 살아서 대통령 하지 그랬냐고, 착하게 사셨으니 천당 가셔서 잘 사시라고 했다. 참 친근하다. 이 간단한 아이용 위인전... 나는 양평에 와서야 여운형에 대해 알게 됐는데... 우리 애들은 현대사, 독립운동사가 더 친근하면 좋겠다. 구석기 신석기 돌 이름 따위, 연도별 사건 외우지 말고... 전쟁사만 배우지 말고... 다음 주에 몽양 여운형 기념관에 아이들과 갈 거다. 조선 스포쓰 도장은 다 고쳤겠지? 제발... 2블럭. 수학. 선분, 반직선, 직선, 각, 직각을 배웠다. 삼각자를 들고 교실의 각을 찾는데 그렇게 즐거워한다. 이번 아이들은 머리보다 몸으로 배우는 게 훨씬 필요한 아이들이다. 아이디어도 반짝 거린다. 아,..

학교이야기 2023.03.23

3.22(수) 텃밭수업, 제인구달(비룡소 새싹위인전)

1블럭 텃밭수업. 발도르프전공하신 텃밭샘이 오신다. 시와 그림과 체조까지 수업이 알차다. 콩나물체조는 정말 몸이 시원해졌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상냥하신지... 나도 그 상냥함을 배우고 싶다. 자연농에 대해 배우고 모종판에 상토를 넣고 물을 뿌리고 씨앗을 넣었다. 무슨 씨앗을 어디에 넣었는지는 모르지만. 싹 보고 맞춰보자고 했다. 처음엔 밖에서 서서 설명을 듣는 게 매우 지루해보였는데 설명듣고 움직이고 씨앗 보는 순간 아이들이 달라졌다. 1학년이 얼마나 야무진지... 깜짝 놀랐다. 다모임 시간에 칭찬해야겠다. 2블럭. 오늘의 위인전은 제인 구달. 34년에 태어나 지금도 살아계신다. 평생 동물을 사랑하고 전쟁통에 비서학교를 다녔으나 계속 동물 공부를 쉬지 않으셨다. 대학교에 다니지 않았으나 아프리카 밀림에서..

학교이야기 2023.03.23

3.21(화) 아침, 글소식지, 마을산책, 닭

오늘은 첫째 할머니가 엄청 일찍 오셔서(8:20) 운동하고 있는 우리들을 엄청 칭찬하신다. 밤낮으로 연습했나봐요~ 등등... 같이 하시면 좋을텐데... 서 계시는 것도 힘드시다. 다른 할머니들 오셔서 가방 놓고 운동장에서 운동하고 오셨다. 그리고 숙제 검사. 이제 책을 별 실수 없이 잘 옮겨 쓰신다. 띄어쓰기만 봐드리면 되겠다. 수학은... 매일 제자리하시는 느낌. 13을 103이라고 쓰시고 싶어하신다. "0이 그렇게 좋으세요?!" "왜 배운대로 안 하시고 마음대로 규칙을 정하세요~~" 뭘까... 아직도 자릿수 개념이 없으신 건가. 숫자 읽기 먼저 해야 할까? 1,2학년 때 2년이나 배운 받아올림이 안되신다. 난 배움에는 때가 없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눈도 침침하고 뇌도 너무 느리다. 2년 받..

학교이야기 2023.03.21

3.16(목) 감사나누기, 온작품 '할아버지는 수레를 타고', 수학, 개별화지원팀 회의

할머니들은 8:20분부터 오신다. 한 분은 8시 정도면 오신다. 오셔서 같이 아침운동을 하시고 숙제 검사를 한다. 도덕책 옮겨쓰기, 수학문제 풀기. 옮겨 쓰는 거라서 띄어쓰기, 마침표, 맞춤법 공부가 될 거라고 믿으며 해보는 숙제. 세로셈을 이해하지 못하신다. 그런데 세 자리수를 3학년이라고 하고 있으니 당연히 모르시지... 돈으로 하면 좋을텐데... 얼른 동전을 모아야겠다. 이렇게 수학 덧셈 못해도 잘 살아오셨구나 싶기도 하고... 얼마나 기대를 낮춰야 하나 싶기도 하고... 언제까지 하면 될까...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 1학년 수학 더 연습하셔야 할 거 같다. 9시.감사나누기 시간. 아이들은 아주 간략하고, 나와 할머니들은 자세하다. 한 할머니네 황소가 태어나서 어미 소가 고맙다고 하셨는데 남자 아..

학교이야기 2023.03.17

3.15(수) 생태텃밭 절기 수업, 유관순(비룡소 새싹위인전), 학부모총회

아침에 할머니들 수학수업을 잠깐 했다. 0교시인가.. 세 자리 수 받아올림있는 덧셈... 받아올림이 없으면 또 없다고 틀리시고... 아... 내가 너무 부족한 것인가... 속이 터진다. 그래도 가볍게 땡~ 하고 다시 설명하고 문제 내드리고 다 풀면 얘기해주세요. 하고 할 일을 하고... 그랬다. 친절하자 친절. 생태텃밭 강사 첫 수업. 1-6학년 대상이니 수업이 쉬울리 없다. 발도르프 공부를 하셨더래서 이야기를 읽어주시는데... 이런... 귀에서 튕겨 나가는 느낌. 애들 표정도 장난 아니다. 다행히 잘 듣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왜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없었을까? 뿌리 요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학년에 어울리는 책이어서 그런가보다. 그냥 그림 안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이야기는 눈..

학교이야기 2023.03.15